어벤져스: 에이지오브울트론, 곱씹을수록 아쉬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관람전이라면 참고만 해주시길 바랍니다.


전작의 흥행에 힘입어 기대를 모은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4월 23일(목) 국내 개봉했다. 이번 신작은 창조주에 대한 증오로 지구를 위험에 빠트린 인공지능 울트론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어벤져스의 활약을 담았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액션의 비중이 높아졌고 히어로들의 좀 더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몇몇이었던 어벤져스가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면서 이제는 군단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규모를 갖췄다. 개인적으로 많은 장면을 보여주고자 한 취지는 이해하지만, 인상 깊은 확실한 장면은 남기지 못했다고 평한다.

[액션] 시작은 로키의 창으로 실험을 진행한 히드라 잔당 소탕이다. 히어로별 고유 액션이 펼쳐지고 헐크의 폭주를 막을 베로니카 기믹의 등장, 그리고 서울 시내에서의 추격전과 떠오른 대지에서의 대규모 전투 장면까지 특수효과 비중이 상당하다. 그런데 장면에 따라 실사 느낌이 덜한 부분도 엿보여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관객 입장에서는 영화가 화려하다는 인상을 받았느냐가 중요하겠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어떤 장면이었다면 호불호다. 일단 시종일관 모든 장면이 빠르게 전개된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편집이 급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화려함 속에서도 모두가 인상 깊은 한 장면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할 배려가 적었다.

기대를 모은 헐크와 아이언맨+베로니카 기믹의 대결은 예고편 정도가 다다. 여기에 울트론과의 직접적인 대결은 적었고 단순 물량공세와 소모전으로 전개돼 재미는 생각보다 덜했다. 그나마 비전, 아이언맨, 토르가 합심해 비브라늄을 녹이는 장면 정도? 애정을 더해 빠른 스피드로 히어로들을 농락하거나 시민들을 구한 퀵 실버의 활약상이 인상 깊다.

[갈등] 영화의 발단은 전작에서 웜홀 너머 지구를 위협하는 존재를 본 토니 스타크의 불안감에서 비롯된다. 외부로부터 지구를 지켜줄 갑옷, 스스로 판단해 시민을 보호할 존재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인공지능 개발을 감행한다. 그 결과, 자신의 예상치를 초월한 울트론이 탄생한다. 하지만 불안한 자아에서 파생된 그릇된 존재는 되레 지구의 위험을 자초한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히어로들의 내면을 더 들여다본다. 이 부분에 나름 시간을 할애했다. 나타샤와 썸탄줄 알았던 호크아이가 알고 보니 애아빠라던가, 비밀을 터놓고 나타샤와 브루스 배너(헐크)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었다 등 돌아가야 할 곳이 있는 존재이면서 어느 한쪽은 매우 약한, 히어로도 결국 인간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여기에 비록 적에 의해 흔들렸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맞서는 흐름은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히어로들 서로가 충돌하는 갈등은 언젠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겼다. 이번 영화에서는 장작을 패는 와중에 첨예하게 대립한 스티브 로저스와 토니 스타크의 대화가 눈길을 끄는데, 이는 2016년 개봉할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서 점화된다.

또한 토니 스타크의 불안한 자아에서 파생된 존재들, 울트론과 새로운 히어로 비전의 매력은 다소 느끼기 어려워 아쉽다. 울트론은 사상 최강의 적이라기엔 활약상이 미비했고 비전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세계관)가 확장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대변할 존재이지만, 설명이 많이 부족해 관객에게 오히려 혼란을 심어주었다.

[한국] 무엇보다 이번 영화는 한국의 비중을 빼놓을 수 없다. 정부 산하 기관의 협력을 얻어 실제 도로를 통제하고 촬영을 해갔을 정도. 여기에 배우 수현이 극중 헬렌 조로 활약하고 서울 시내에서 비전을 두고 울트론과 어벤져스가 추격전을 펼친다. 곳곳에 한국 간판과 차량 그리고 익숙한 방송국 등이 등장한다.

수현의 비중을 포함해 영화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20분 정도인데, 할리우드 영화에서 이 정도도 많이 투자했다고 본다. 그렇지만 연출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크다. 짧게 들리는 한국어와 경찰 그리고 배경까지, 억지로 넣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고 심지어 영화의 분위기와 맞지 않아 어색하다.

[재미] 마지막으로 결국 재미다. 영화는 긴 러닝타임임에도 불구 빠르고 긴박하게 전개돼 훌쩍 지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압도적 스케일과 대폭 늘어난 히어로들의 볼거리는 다음을 기대하기 충분하다.

그렇지만 아무도 들지 못한 토르의 망치 묠니르를 휘두르는 비전의 모습을 빼면 영화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센스 있는 대사나 장면의 통쾌함은 덜한 편이다. 국내 정서상 이해하기 어려웠을까? 할리우드 영화 특유의 말장난이 이번 영화에서는 크게 공감하기 어려웠다.

일단 관객은 전작 이상의 무엇을 기대하는 심리가 크다.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기에 아쉬움은 배가된다. 결과적으로 전작의 명성을 깨지 못한다는 정설 아닌 정설을, 어벤져스 역시 깨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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