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이야기 2, '탈출'만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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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첫 공포 영화로 주목받고 있는 '무서운 이야기 2' 시사회가 28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렸다. 시사회는 언론과 함께 추첨을 통해 선발된 일반 관람객에게도 개봉 전 영화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로, 감독과 출연 배우들이 함께 영화 홍보와 무대 인사를 하는 형식으로 꾸며진다. 실제 이날 오후부터 저녁에 이르기까지 포토 타임을 포함해 배우들은 영화를 적극 홍보했고, 팬들은 스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 많은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글쓴이는 운 좋게 다음 달 개봉에 앞서 영화를 한 발 먼저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영화 '무서운 이야기 2'는 4명의 감독과 9명의 청춘스타가 열연한 공포물로, 총 4편의 옴니버스식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물론 각 이야기마다 인물이나 사건으로 직/간접적으로 연관성이 있어 하나의 이야기로 봐도 무방하다. 올여름 첫 공포영화 그리고 앞으로 대한민국의 기대주로 성장할 젊은 배우들의 패기는 어땠는지, 솔직 담백하게 적어본다.

영화의 상영 시간은 90분, 여기에 옴니버스 특성상 거두절미하고 핵심만 이야기하는 구성으로 전개된다. 시작은 이렇다. 보험회사 지하 비밀 창고에 내려온 박 부장(박성웅)은 죽은 자들과 소통하는 신입사원 세영(이세영)과 함께 보험 사기로 의심되는 사건들의 진실을 들여다본다. 여기서 나오는 사건들이 '무서운 이야기 2'의 이야기들로, 순서대로 '절벽', '사고' '탈출' 그리고 '444' 등 총 4가지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조난 괴담 '절벽'

첫 번째 이야기 '절벽'은 동준(성준)과 성균(이수혁) 두 친구가 산 정상에서 추락했는데, 다행히 절벽에 떨어져 목숨만 부지한 시점에서 시작된다. 전자기기나 등산 장비 없이 맨몸으로 떨어져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조난 4일째, 유일한 식량인 초코바를 두고 실랑이가 시작되면서 갈등은 점점 커져만 간다. 그리고 조난 5일째 성균 몰래 혼자 초코바를 먹던 동준은 실수로 절벽 아래 절벽에 초코바를 떨어뜨리고, 이를 줍고자 절벽에 매달렸던 성균은 결국 추락한다. 자의든 타의든 성균를 죽였다는 현실에 동준은 이때부터 귓가에 맴도는 환청과 환각에 점점 미쳐간다. 그때 어렵게 구조대에 의해 발견돼 살아남는다. 하지만 동준에게 드리운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고 다시 공포가 시작된다.

전반적으로 '절벽'의 공포는 원초적인 방법과 심리적 압박에 의한 불안을 중점으로 전개된다. 카메라 연출도 과거 영화의 '그것'을 그대로 답습했다. 흉측한 몰골의 귀신이 멀찌감치 있다 갑자기 눈앞으로 다가오거나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오른쪽으로 돌렸을 때 나타난다든지, 과거 공포 영화의 특징을 볼 수 있다. 공포 영화 자체를 아예 처음 보는 관객은 드물 것이다. 이에 예상 가능한 공포만 펼쳐져 정말 놀라거나 관객을 압박하는 '무엇'을 느낄 수 없다.

결론을 말하자면 '절벽'은 관객이 영화에 빠져들게 하여야 하는 중요한 시작이건만, 여러모로 많이 약하다. 선사하는 공포의 강도부터 배우들의 연기도 그랬다. 개인적으로 성균 역의 이수혁은 말투가 너무 어색했다. 출연하는 분량도 적다 보니 더 나쁜 쪽으로만 기억된다. 그나마 귀신으로 특수 분장을 했을 때, 차가운 인상의 얼굴에 힘입어 공포를 선사하는데 효과적인 건 있었다. 또한, 이야기의 주인공 동준역의 성준은 최근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담여울(수지) 호위무사로 얼굴을 알려가는 모델 출신 배우다. 선 굵은 연기라곤 할 수 없었지만, 불안과 심리적 압박으로 점점 미쳐가는 남자의 모습을 나쁘지 않은 선에서 소화했다. 하지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을 뿐, 딱 그 선이다.

주마등을 이야기한 '사고'

두 번째 이야기 '사고'는 여행을 떠난 세 여자가 산 아래로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하면서 시작된다. 겨우 살아난 세 사람은 가까운 민가로 몸을 옮기지만 그곳은 상상도 못할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었다. 일단 영화의 구성은 조금 독특하다. 현실과 지옥 사이의 주마등을 소재로 했는데, 끝까지 이를 잘 숨기지 못해 일을 그르쳤다. 현재 그녀들이 말하고 움직이고 있는 그곳은 현실 세계가 아닌, 지옥 문턱이라는 사실을 영화는 너무 쉽게 추리할 수 있게 꾸몄다. 감독은 분명 반전의 재미를 주고자 했을 텐데 힌트를 너무 보였다. 이미 진실을 알게 된 시점에서 관객이 그 이상의 재미를 느끼긴 역부족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무난했다. '사고'의 주연은 강지은(백진희)으로, 평소 그녀가 연기했던 착실한 이미지의 여성역을 소화했다. 오히려 기억에 남는 것은 김슬기다. 아무래도 공포 영화라면 고막을 강타할 비명을 빼놓을 수 없는데, 영화에서는 김슬기가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SNL코리아를 통해 코믹하고 욕 잘하는 이미지가 강한 그녀이기에, 글쓴이는 영화 감상 전 연기가 이미지에 묻혀 관객에게 웃음만 유발하지 않을까 염려했다. 하지만 김슬기는 극 중 막무가내인 유쾌한 여자 윤미라 역을 잘 소화해 자신이 배우임을 입증해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웃긴 공포, '탈출'

글을 쓰면서 회상하는데, 다시 생각해도 참 기발하고 재미있다. '무서운 이야기 2'를 보고 나온 관람객은 분명히 '탈출'만을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할 것이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단 주인공들의 이름도 재미난 데, 바로 고병신과 사탄희다. 남자 교생인 주인공은 실습 첫날, 여학생들 앞에서 민망한 부위를 훤히 보이는 큰 망신을 당한다. 그리고 여자친구 앞에서도 면박을 당하는 등 현실을 살아갈 의욕을 잃고 죽고자 한다. 하지만 용기가 없어 옥상에서 뛰어내리긴 무섭고, 결국 여고생 사탄희에게 받은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는 주문을 시행하기에 이른다.

엘리베이터를 거쳐 다른 세계로 간다는 괴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라 소재 자체는 무난하다. 설마로 시작했지만, 정말 다른 세계로 와버린 고병신은 필사의 탈출을 감행한다. 사탄희의 지시대로 인간이 아닌 그들과 눈 마주치지 않고 저녁 식사하기, 정각에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기, 오줌을 입에 머금고 지옥 입구로 떨어지기 등 각종 미션을 수행한다. 이때마다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이 펼쳐지는데, 고병신 역의 고경표는 캐릭터 이름 그대로 병신 같은 명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어리숙하다 못해 질질 짜는 모습이 압권으로, 시종일관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눈알을 굴리거나 사시로 만들어 시선을 회피하거나 정각에 맞춰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 하는데, 알고 보니 시계가 5분 빨랐다든지. 코믹하게 상황을 모면하는 이야기 전개도 재미나다. 고생에 고생을 거듭해 드디어 지옥 입구에 도착해 지옥 셀카와 함께 무게을 잡으며 탈출 주문을 외치지만, 살아 돌아올 수 있는 건 여성에 한해서였다는 반전이 펼쳐진다. 즉 어차피 죽을 목숨, 좀 더 살고자 발버둥친 병신짓임을 시사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웃긴 공포를 지향한 '탈출', 이 유례없는 스토리텔링은 두고두고 피식 웃음을 유발할 것이다.

모든 것을 덮는 '444'

'444'는 앞서 설명한 박 부장과 세영의 이야기다. 새벽 4시 44분, 박 부장은 저주를 받아 지옥으로 끌려간다. 저주를 건 이는 다름 아닌 그의 딸, 사탄희다. 좀 전 '탈출'에 등장했던 여고생으로, 박 부장은 그녀의 아버지였던 것. 이처럼 '무서운 이야기 2'는 조금씩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공통점으로 인과응보 이야기를 그렸다. 결국,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거나 잘못을 저질렀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참담한 결론이다.

총평, 솔직히 제 돈 주고 보긴 아까운 영화

'무서운 이야기 2'는 제 돈 주고 보긴 아까운 영화다. 뻔한 공포와 크게 인상 깊지 않은 스토리텔링으로 꾸며졌다. 하지만 '탈출'은 두고두고 기억될 실험 강한 웃긴 공포를 보여줘, 이 한편이 영화를 구사일생해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흥행까지는 보장하지 못하겠지만, 어쨌든 이슈가 되고 기억에 남는다면 영화의 역할 중 하나는 충실히 수행한 것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영화를 보겠다고 결심하는 이들에게 재차 강조하고 싶다. '탈출'만 기억하자 

청춘스타들이 열연한 영화 '무서운 이야기 2'는 오는 6월 5일 개봉한다.



덧글

  • 2013/05/31 13:0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곤뇽 2013/06/09 22:01 #

    작정하고 적었습니다 ㅠㅠ
  • 고병신내남자♥ 2013/06/08 23:53 # 삭제 답글

    진짜탈출만생각나고 연기너무귀여웟어오 ㅎㅎㅎㅎ근데돈주고보긴정말아깝네요ㅋㅋ
  • 곤뇽 2013/06/09 22:02 #

    탈출만 생각하셔야 합니다. 오로지! ㅋ
  • 아이린 2013/06/09 19:43 # 삭제 답글

    지나가다 리뷰 보고 완전 공감했네요~~~~ 오로지 기억에 남는건 고경태의 병신짓뿐ㅋㅋ 탈출덕분에 돈아깝단 생각 많이 접었어요 ㅋㅋ
  • 곤뇽 2013/06/09 22:03 #

    고경표씨, 앞으로 대성할 배우가 아닐까 싶네요 ㅎ
  • ㅋㅋㅋㅋ 2013/06/12 07:12 # 삭제 답글

    엘리베이터 오디가세요~
    병신아 빨래 널어라~
    타~~~아~~알~~출

    지옥사진보고 헐 대박

    만 기억남
  • 보인짱 2013/06/12 09:41 # 삭제 답글

    그런데,박부장이 사탄희 아버지설이 있었고 탈출,...복선 그린다고는 하지만....................그러나 박부장이 사탄희 아바지라는 것은 아닙니다...일부로 궁금증 유발 할려고 만들어 놓았는데 자세히 보면 박부장이 사탄희 아버지가 아니라는 것이 나옵니다
  • 꼼꼼이 2013/06/17 14:36 # 삭제 답글

    전 무서운 이야기 2는 보지 않았지만, 이 글을 보니 왠지 보고 싶어지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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