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 배우 하지원의 비호감 팬사인회



위) 하지원 팬사인회 "얼굴 좀 보여줘봐!"

배우 하지원의 팬사인회가 17일 서울 장안에 있는 바우하우스에서 열렸다. 이날 팬사인회는 바우하우스 장안점 입점을 기념해 8층 여성 크로커다일 매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무엇보다 선착순으로 진행돼 이른 아침부터 팬들이 모였고, 사인회가 시작될 즈음엔 해당 층 전체에 사인회 참석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 길고 긴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주최 측의 어이없는 통제와 몇몇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극성팬까지, 글쓴이는 숱한 팬사인회를 봐왔지만 이곳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그럼에도 당시 현장에 있던 취재진들은 하지원 관련 포토뉴스 같은 기레기만 쏟아낼 뿐, 당시 행사장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지적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글쓴이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이날 엉망진창 팬사인회의 '썰'을 풀어보고자 한다.

이에 앞서 하지원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사인을 받아간 연령층은 유치원 꼬마부터 나이 지긋한 노인까지 실로 폭이 넓었다. 개중엔 사인을 받은 것에 기뻐 눈물을 흘리는 여자아이도 있었으며, 들리는 후문으로는 하지원의 팬클럽은 매장 개장과 함께 이미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안티가 거의 없는 인기 여배우란 이런 것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무분별한 줄 세우기+언성 높이는 팬

팬사인회 시작 1시간 전에 도착한 글쓴이는 이미 해당 층에 원을 그리듯 둘러싼 사인회 줄을 보고 일찌감치 포기했다. 사실 이때부터 불안한 조짐이 보였다. 사인회가 진행되는 시간은 60분, 이미 줄을 선 인원 중 대다수는 사인을 받지 못하고 돌아갈 가능성이 컸다. 실제 한 명이 사인해줄수 있는 머릿수는 많아야 200명 남짓. 이미 머릿수는 그 이상을 넘었음에도 경호 측은 '사인을 받으실 분은 줄을 서라'는 말만 반복했고, 그저 줄을 서면 받을 수 있겠구나 생각한 팬들은 막연히 기다릴 뿐이었다.

이와 함께 발생한 문제는 사인회와 무관한 다른 매장에도 피해를 줬다는 것이다. 이미 해당 층에서 쇼핑을 위해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일반 쇼핑 소비자들을 위한 이동 경로 확보를 위해 경호 측은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실제 하지원의 등장과 함께 이 같은 통제는 아무 소용 없이 무너져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예상을 넘어선 인파와 배우의 안전을 고려한 주최 및 경호원 측은 사인회 장소를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구석 통로로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했다. 그렇지만 이를 위해 해당 층 엘리베이터 통제라는 강수를 써야했고, 해당 시간 쇼핑을 즐기고자 방문한 많은 소비자가 불편을 겪는 또 다른 문제를 일으켰다.

그러다 종료 시각이 다가오자 그때야 줄을 끊었는데, 한 팬이 격분해 왜 사인을 받지 못하느냐 따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경호 측과 얼굴 한 번 못 보고 기다린 시간이 아쉬운 팬은 언성을 높인다. 누가 봐도 꼴불견인 모습이 펼쳐졌다. 대다수 사람들이 사인회 시간이 정해져 있는지 몰랐을 텐데, 이를 지속해서 공지하지 않고 줄만 세우는 경호 측이 1차 원인이고, 나와보라고 소리를 지르며 소란을 피우는 극성팬까지, 참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관계자 출입로도 없나? 차도 난입한 팬들로 사고 위험

하지원의 팬사인회 시작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하지만 1시간도 끝까지 채우지 못하고 그녀는 자리를 떴다. 그런데 나가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글쓴이가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하지원은 일반 소비자들과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듯했다. 그리고 눈에 잘 보이지 않은 곳에 주차되어 있어야 했을 그녀의 차량(스타크래프트 벤)이 정문에 세워져 있어, 가는 모습이라도 보고자 한 팬들이 운집하면서 밖에서도 이동 경로가 막히는 사태로 문제가 커졌다.

문제는 사인회장의 팬들도 이에 가담하기 위해 무려 에스컬레이터에서 뛰어 내려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나이불문 몇몇 극성팬은 비키라며 밀치고 가는 모습도 보여줘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이윽고 1층 엘리베이터 앞에 다다르니 제대로 나가기도 힘들 만큼 이미 팬들은 벽을 세우고 기다렸다. 그 좁은 통로와 출구에 얼마나 많은 일반 소비자들이 피해를 봤을지 상상조차 힘들다. 더욱이 하지원이 벤에 탑승해 떠나려고 하는데, 몇몇이 이를 쫓기 위해 차도에 난입하는 등 사고의 위험이 다분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왜 굳이 이런 불편을 감행했는지 한숨이 절로 나왔다. 분명 관계자 전용 통로나 주차장 등을 활용해 빠져나갈 수 있었을 텐데.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주최 측의 무분별한 줄 세우기와 하나마나한 통제에서 발생한 원인이 컸고 몰상식한 팬들까지 더해져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줘 씁쓸할 뿐이었다. 애초에 하지원 정도의 배우라면, 팬사인회 참여 조건에 추첨이나 제품 유료 구매 이후 번호 부여 같은 방식으로 진행해도 충분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주최 측 입장에서는 신장개업과 함께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이 같은 조건에 진행해 결과적으로 매장과 배우 이미지에도 손상을 입힌 '팀킬'이기 충분했다. 돌직구로 말해 이날 팬사인회는 역대 개판 중에서도 갑이었다.

한편, 하지원은 전 소속사와 결별하고, 자신의 기획사 해와달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어 MBC 월화드라마 '화투'로 오랜만에 안방극장 나들이에도 나선다. 여기에 조니뎁, 해리슨 포드, 안소니 홉킨스 등이 소속된 미 최대 에이전시 UTA와 계약을 체결하고 할리우드 진출 기회도 잡는 등, 앞으로의 행보 더욱 기대되는 여배우다. 하지만 이제 글쓴이에겐 이날 엉망진창 팬사인회의 장본인으로 더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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